"그 씨팔 새낀 뭐꼬"
사형수란 그 새끼 내용이 뭐냐는 얘기다
자라목인가, 세멘옹벽처럼 탄탄하게 딱벌어진 어깨가 그의
목 전부를 빨아 들이고 있다 그 알랑한 목마저 턱에 붙어져버렸다.
미동도 않고 있는 이 사나이 그 얼굴은 그저 그렇다
네모로 살찐 얼굴 곳곳에 불룩불룩 튀어나온 분화구들
두툼하니 내려 붙은 입술, 허벅지만한 팔뚝.
사방 벽을 빙 둘러 벽지로 붙어있는 주간지 화보인 여배우들의
나신 들만이 묘한 여운으로 공간과 함께 하고 있다.
무수한 영혼들이 스쳐간 벽마다 그들이 토해 낸 앙금과 원한과
씨름과 후회와 복수의 감정들이 뿜어낸 누리끼리한 사람들의
냄새가 도배되지 않은 여백을 덧칠하고 있다.
분노와 원한의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
아무리 지워도 닦아도 없어지지 아니한 이 묘한 감정의 기름 때가
더욱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3평 공간을 메우고 있는 견딜 수 없는
좌절, 억제할 수 없는 분노, 솟구치는 원한과 복수가 더욱
분위기를 잔인토록 험상스럽게 한다.
자라목의 이 사나인 서울역을 삶의 터전으로 긴 시간 다져왔다
이번에 여기 청계대학 10하10방으로 온 것도 팔아 먹은 년에게
뒤통수 까있다고 틈만 나면 개거품을 머금고 흥분한다
사연인즉 새벽에 서울역에 떨어진 년 하나 건져 다방에 팔아 먹고
삼사십일 후 도망처 나오게 하여 다른 다방에 또 팔아 치운다.
이렇게 몇 년을 돌리고 돌리다 딱 그 년들에게 물렸다는 얘기다.
서울역 골목골목마다 쫙 깔아논 정보통, 가게마다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눈들. 낯 설은 물체가 뜨면 제시닥 출동한다. 눈 깜밖 할 사이다.
언젠가 각급 병원에서 학습용 시체가 부족하단 정보를 건져왔다.
어느 누구도 피하고 싶은 버려진 육신, 유기된 생명 쓰레기보다 더욱
처치 곤란하여 이 쪽과 저쪽이 서로 미루고 현장엔 가본 놈도 가볼 놈도
없이 니 소관, 니 책임, 니 지역 따지고 있을 때 5분 대기조처럼
화다닥 출동한다.
먹이를 발견한 시속 180km의 독수리이상으로 팍 내려 꽂힌다
남자 여자 가시나 머스마 늙은 것 젊은 놈 할 것 없이 모조리
닥치는대로 싹 쓸이 해버린다.
"그 싸팔 새끼 뭐꼬"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다시 한번 그냥 말한다.
"지 애미랑 그 지랄하고 흔적 없앤다고 집에다 불 질러버렸다나요
뭐 그래요 무슨 강간 방화라던가 아 좌우간 그래요"
"그 씨팔 정말 조까튼 새끼네
에이 씨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