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이 형 저녁에 어디 있을래"
"오후에 오토바이 독서실로 좀 갖다놔라"
"지난번 경기 후 손도 안보고 그냥 있는 데.."
"마후라만 달고 갖다나라. 오후에 경산 좀 갔다가 저녁에 동문동에 있을께"
사랑에 주리고 반항의 몸짓을 내 보이면서도쓸쓸한 고독감을
안겨다 주었던 폭발적인 행동 속에 애처로운 뒷모습을 드러낸 그의 자태는
아직도 우리의 눈앞에 강렬히 부각되어 있다.
1955년 9월 30일 오후 5시 그는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해 '포르쉐 550
스파이더(폴쉐 스파이더23)'를 몰고 살리나스로 가던 중이었다.
오후 5시 59분 하이웨이 46번과 41번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그 의 스모그
색깔 포르쉐는 켈리포니아의 파소 로블스의 동쪽으로부터 질주하던
포드픽업트럭과 정면 충돌했다. 산산조각이 면서 그를 우리로부터 앗아갔다
목뼈가 부러져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의 신화는 영화의 역사가
계속 되는 한 영원할 것이다. 그 당시 속도는 시속 130㎞.…
'에덴의 동쪽' '이유없는 반항' '자이언트' 등 단 3편의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딘은 카 매니아였다.
살아 생전 사나운 들짐승 같은 제임스 딘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쉽게 접근하거나 말을 걸지 못했다고 한다.
항상 과묵하고 반항적인 영화에서의 이미지는 그의 평소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고 한다. [에덴의 동쪽]의 주인공 켈은 아마도
제임스 딘과 그래서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딘의 별명은 'Dirty Shirts(더러운 셔츠). 기성세대의 갇힌
사고와 획일적인 틀을 거부하고 좀더 다양함과 자유스러움을 추구하고픈
체제 반항적인 당시 젊은이들의 욕구를 대변하여 연출한
[이유 없는 반항]은 전미 대륙의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하였으며
더티 셔츠란 별명처럼 그의 매력은 비정돈성과 반체제적 스타일로부터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청바지로 대표되는 그의 반항적이고 고독한
청춘의 이미지는 그들의 우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칭해 히피이즘의 원조라는 표현들을 하곤 한다.
양키 시장 미국의 구제 물자가 팔라는 곳, 미 서부에서 목동들이
입던 진짜 천막으로 지은 청바지들이 철조망에 걸린 흔적, 초원이나
사막을 딩굴던 흔적들을 역력히 간직한 채 자그마한 상점들마다 걸려있고
쌓여있다. 청춘을 물들인 곳, 반항을 키운 곳, 기성세대를 강하게 몸으로
거부하고 행동으로 여지없이 짖 뭉개버릴 딘의 물기를 머금게 한 곳,
큰 소리로 기성의 사회를 세대를 마음껏 비웃게 할 힘을 얻은 곳,
"동석이 형, 동인동 얘들 처 들어온다는 데 .."
시청을 사이에 두고 길하나 건너 동인동과 동문동이다. 이곳은
우리의 젊음이 활로를 활기를 뿜어 되고 젊음을 호흡하며 젊음을 발산하는
그런 곳들이 동인동 동문동 시청을 중심으로 대구극장까지 쭉 열려있다.
건달의 마른 정서 음막 감상실도 동문동에서 불과 지척 자유극장으로
대구극장 앞이니 그 다툼과 알력이 쉴 날이 없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인다 했나, 석양을 받으며 딘을 사모하고
신 성일을 그리는 독수리 떼들이 서서히 모여든다. 별별의 새들이 이리저리
날개 짓을 푸두득 해 되는 동안도 독수리는 고공에서 긴 날개를 편채 가만히
가만히 동중정을 유지하고 있다.
보디 빌딩으로 잘 다져진 특히 활배근이 유달리 발달된 완벽한 역삼각형과
샌드백으로 잘 다듬어진 팔뚝, 정권단련으로 완벽하게 붙어 올라온
주먹에다 양키 시장이 준 제임스 딘 폼으로 확실하게 받쳐진 용모인 데 뭘 어딘들
누구에겐들 뒤로 물러서겠냐 뒤로 빼겠냐
"그래 얘들 누가 와 있노"
"규용 중근 채홍 또.. 한 대여섯명 되겠네."
"오야 내려가 있거라"
검은 무쇠 난로 앞 나무 의자에 군화 끈 깊게 매고
표정 없는 얼굴로 깊은 연기를 함석 연통으로 뿜어 뱉어 본다.
머리 속이 허연 속살로 드러난다. 난로의 열기로 담배 연기만 어지럽다.
두둥탕탕 두두둗 쿵쿵쾅쾅
오래된 일본적산 가옥의 목조 계단을 누군가 튀어 올라온다.
"동석이 형 왔다"
"..."
야 아 와지작 우자작 와 와 쨍그랑 우다닥
타다타다타다 쿵쿵쿵....어 이게...벌써 쑥밭...화다닥....
이거 안되겠네. 눈을 고개를 돌려 본다. 대문 앞에 연탄재에 그냥 꽂혀있는
연탄 집게가 눈에 쑥 들어온다. 오냐 조타 이거다. 획 빼든다
"야.." 뛰어나간다.
확 연탄집게를 마음껏 휘둘러 버린다.
"억" 누군가 쓰러진다
....
"넘어진 놈 어찌 됐노"
"눈이 나갔다는 데요"
"걸마 대륜 대대장이라는 데 3대 독자 외동이라는 데요"
늦은 저녁 손님 없는 중국집 이층에서 소주를 기울인다.
늦게 온 녀석이 한 바퀴 돌고 기웃거려 얻어온 정보를 전한다
"병원에 있는 데 아무래도 글마 눈알이 나간 것 가튼데요"
" ... "
.........
"뒷일은 우리가 볼께요 일단 뜨십시오"
"동석이 형 그래라"
어금니를 지긋이 깨물어 본다 눈이 아련하다
가슴으로 흐르는 이 눈물은.... 싸늘해지는 감정을 추스려본다
(역마살 130km탄력 받는다, 그래 가자, 내길인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