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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24. 00:51 내면으로

이 한 주간도 참으로 열심히 뛰면서 달려왔었다
비행기 KTX 승용차 등으로 거의 6,000km이상을 몸으로 부딛쳤다
그러하건만 오늘 지금 주말 토요일 오후 내 기분은 영 말이 아니다
너무 꿀꿀하다 영 떨떠름하다 벙벙한 이 상태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앉아있든 걷든 마찬가지다 아직도 인천 공항에 나갈 하나의 약속이 남았다
약간의 짜투리 시간이 생긴다. 튕기듯 일어나
내 책방 종로 베델스만으로 스며들었다
여기저기 이곳저곳 이책저책 중 돌아보다 유독 "유머가..."라는 제목이
좀은 옹색스럽게 책들 사이에서 멀쭈거니 앉아있다
책장을 넘기면서 히히히 흐흐흐 후후후 하하하 싱글싱글 싱긋싱긋...
홀로 미친 놈처럼 별짓 다 한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삼매경에 들어갔었었구나
(여담으로 삼매경이란 나의 속사람Self가 내 자아selfEgo와의 하나되는
합일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후다닥 일어나 주말 토요일 오후 종로를 걷는다
그 때 어디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휘파람 소리
어디멜까 귀 기울이는 순간 아 이건 내가 부는 휘파람 소리구나
아 이 얼마만인가 신명나는 즐거운 순간에 휘파람 불며 걸어본 게 언제인가
전혀 기억이 나질 아니한다

코메디를 능가하는 이 놀라운 반전,
종로를 달리는 주말 오후 휘파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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