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와 벌써 일주일, 주일을 이 곳에서 지키리라 맘 먹고
주일 새벽을 깨우기로 한다, 눈은 열렸는 데 일어나기가 싫다, 그냥 지나 가 버렸다
늦은 아침에 일어난 동행인buyer과 앉아 있다 보니 주일 낮 예배 시간 11시도
획 지나 가버린다, 그래 그냥 있지 뭐. 오늘이 휴일인 데 뭐 할래?
그래 가을이고하니 한국의 산 길을 따라 드라이브나 나가자.
가창을 넘어 청도로 하여 경주를 돌아오기로 하고1300에 호텔을 떠난다
가창을 들어서는 데 도로 위가 몽땅 승용차로 덮혀 있다
그냥 슬슬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창을 열고 좌우로 들어서 있는 산과 나무를 또
이 가을의 냄새를 찾으며 얼마간 지나 마침내 조령 터널을 지난다
대구 청도가 가까워진 건 바로 이 팔조령 터널의 개통이란다
대구 청도의 경계이며 예전에 산세가 워낙에 험준하여 여덟명이 모여서 한 조가 되어야
비로소 산을 넘었다고 한다. 지금도 터널을 빠져 나와서도 꽤나 높다.
아직도 산상의 잎들은 사진에서 보는 그런 화려한 아름다운 색상들은 아니다
흡족한 가을 색상은 아니나, 어린 소녀의 가슴 같은 봉긋봉긋한 야산 봉우리가 정겹다
길거리 좌우로 공터가 있는 곳마다 과일 행상이 간이 가게를 펼쳐 놓고 있다
진짜 가을과 수확과 가을의 색상은 바로 이 곳에 다 모여 있었다
감으로 유명한 청도인지라 소복소복 담아논 감과 그 색깔과 또 늘려진 호박. 박. 모개들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색과 모양으로 길거리가 넉넉하게 풍성하다
들녘은 온통 진짜 "황금" 물결이다 정말로 풍년이다. "農者天下之本"이
먼 옛날 전설이 되어버린 오늘 날 인지라, 뒷짐 지고 걷는 여유로운 농부의 얼굴은
찾을 수 없건만, 이앙기로 심은 벼를 베고 탈고하는 자동기기가 그 들판을 훑고있다
그 넓은 들판의 황금 색깔을 바라보는 나에겐 너무 엄청난 놀람이었다
저 멀리 봉긋하니 솟아 있는 작은 봉우리들 위로 불쑥 솟은 산 정상으로부터는
행글라이더가 한 대씩 한 대씩 한 대씩 몇 분의 간격으로 두둥실 떠오르고
먼저 이륙한 한 조의 행글라이더는 한 대씩 한 대씩 냇가의 착륙장으로 랜딩하고 있다
아 이게 정말 내 나라 농촌 풍경이란 말인가, 정말 이게 대한민국의 농촌일까!?
갑짝스레 가슴을 옥죄어오는 묘한 시리움. 이게 왠 일이지!?
얼마를 달렸을까 또 하나의 산 허리를 넘는다. 넘어 바로 휴게소가 있다
몇 대의 먼저 온 객들이 안을 채웠고, 우린 바깥 평상에 앉아 일회용 커피를 마신다
수북히 깔린 낙옆 위에안내판 하나서 있다
먼 옛 날 한 여인이 이 고개를 넘다가 곰을 만나 치마를 뒤집어서고 구푸려엎드렸더니
곰이 이상한 짐승인줄 알고 그냥 지나갔다하여 "곰티재"라고 불렀다한다
그 여인 고쟁이는 입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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