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돈, 부풀려지는 것들 섹스 횟수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의 실제 성생활 통계가 과장되고 있으며,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40세가 넘으면서 섹스를 전혀 하지 않게 되는 게 현실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보도된바 있습니다.(2004년 연합뉴스 보도자료)
홍콩에서 활동 중인 섹스 실태 연구 전문가인 주디스 멕케이 박사에 따르면 만약 자신이 40세가 넘었으면서 어쩌다 한번씩 섹스를 하는 정도라 해도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심하라는 것입니다.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가 선의의 거짓 응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결과가 부정확하고 조사결과가 사람들을 오도해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멕케이 박사는 홍콩 퀸메리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연구한 결과를 근거로 내세우며 "상당수 사람들이 전혀 섹스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매우 드물게 하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설문조사에는 미국에서는 연평균 118회를 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더 믿을 만한 통계를 보면 3분의 1이 전혀 섹스를 하지 않거나 1년에 1~2회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멕케이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섹스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10대 요소에 들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고 오히려 우정이나 상대방에 대한 충실도 등이 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며, 섹스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결혼생활은 훨씬 더 불운해진다고 충고했습니다.
◆제가 이런 보도내용을 인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면서 접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또는 보편적인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으로서 세상을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 중에서도 과장되어 있거나 허구가 꽤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100명이 있는 집단에서 20명이 A의 의견을 가졌고 80명이 B의 의견을 가졌어도, A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목소리가 크고 B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목소리가 작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A의 의견을 가진 것처럼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A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그 의견을 퍼뜨리고 확산시키면서 그 사회의 지배적인 의견인 것처럼 만들어갈 때, B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있거나, 또는 남들이 대부분 A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고서 자신도 거기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어 자신의 소신을 버리고 A를 따라가게 됩니다.
◆섹스에 관해서도 실제로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꽤 있는 경우에 조차 사회적으로는 개방적인 사람들만이 외형적으로 주로 드러나다 보면 자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것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여고생이 이성친구로서 남학생을 만나기 시작한지가 2주일도 안되었는데, 그 여학생 표현에 의하면, 만난지 무려(?) 1주일이 넘었는데에도 남자가 키스를 하지 않아서 정말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하면서 만나는 것인지 의심 들고 회의가 들어서 고민하는 상담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나 여러 사람들 말에 의하여 그 여학생이 알고 있기는, 두 번째 만나는 날에는 신체적인 접촉관계가 어디까지 진전되고 1주일이 되면 키스하는 단계로 들어가고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으로 으레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전혀 안 그래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어떤 여자가 가깝게 교제하는 남자로부터 육체관계를 요구받았을 때 자신은 결혼 전에는 순결을 지키겠다고 하니까, 그 남자는 이런 조선시대 여인이 요즘 어디 있냐면서 여자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니 헤어지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와 헤어지기는 싫어서 고민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조차 결혼 전에 순결을 지키려는 여자들이 실제로 있다고 합니다. 순결을 무조건 꼭 지켜야만 한다는 것은 당연히 편협한 사고방식이지만, 순결은 누구나 깨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편협한 사고방식입니다.
각자의 성향과 생각에 따라서 살아가는 방식이 존중되고 인정되어야하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의 사회이지, 한 가지 특정한 유형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사람들이 성에 대한 어떤 관념을 가지게 되는 데에는 매스컴이나 상업적인 목적의 각종 매체들도 크게 영향을 주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노골적인 성관계 장면이 들어가야지만 그 영화가 살아나고 재미있어지는 것도 아닌 영화에서조차 일부러 성관계를 집어넣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어떤 영화에서 성관계 장면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하더라도 들어오는 관객의 숫자에 전혀 영향이 없고 그 성관계 장면이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의도하는 바에 오히려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되는 데에도 영화감독이나 제작자들 중에는 요즘 영화에는 그런 장면을 넣어야만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그런 장면을 집어넣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처절하게 복수를 해야 할 정도로 나쁘다는 것을 표현할 때 꼭 음란성과 폭력성을 과다하게 집어넣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특별한 성향을 가진 소수의 매니아가 아닌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영화에서 일종의 문화적인 권력행사는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요즘은 흥행에 크게 성공하는 영화는 수백만명, 천만명을 넘어서는 관객이 들어오기 때문에 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TV보다도 더 클 정도입니다. 따라서 저질스러운 포르노적 표현이 등장하는 영화가 수백만명 이상이 보러 들어오는 공공의 장소에서 상영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짚어볼 필요도 있습니다.
◆성에 관해서 부풀려지는 것 이상으로 사회 속에서 부풀려지는 현상은 많습니다.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처럼 재테크가 이루어지는 곳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10 정도 크기의 신빙성과 의미를 가지는 투자정보를 처음에 들은 사람이 다른데 전하고, 들은 곳에서는 또 다른 곳에 전하고, 한곳에서 인용한 것을 또 다른 데에서 인용하고, 이런 식으로 확산되다보면 10 정도 크기의 의미를 가지는 내용이 50 이나 100 정도로 그 의미의 중요성이 과장되고 확대되어지곤 합니다. 요즘은 어떤 이야기이건 어떤 정보이건 인터넷을 통해서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쉽게 가능한 시대입니다.
어떤 투자대상에 소수 사람들이 먼저 들어와서 그 투자대상이 앞으로 유망하고 수익성이 좋을 것처럼 얘기를 퍼뜨리기 시작하면 점점 확산되어가면서 그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참여자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대상의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이 올라가다보면 정말로 유망한 것으로 확신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뒤늦게 새로운 사람들이 투자에 동참하면서 가격상승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투자대상의 실체가치를 점검하기보다는, 올라가는 가격을 바라보면서 그것은 앞으로 유망하고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객관적인 판단의 잣대와 자신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보면서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면서 결정 내리곤 합니다.
◆물론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케인즈의 말처럼 미인대회에서 사람을 뽑듯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투자대상을 고른다면 그 가격이 올라가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인대회에서 미인 뽑는 식으로만 투자하는 것은 요즘처럼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는 폭탄돌리기와 같은 식으로 투자가 진행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괴리도가 어느 정도인지, 진정한 가치를 보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경우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나중에 큰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중요합니다.
군중심리에 의해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서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간 경우에는 남들이 빠져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빠져나와야지만 시세차익을 제대로 챙길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부풀려지는 현상에 대해서 최면 당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의 기준에 의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마케팅이 주도해나가는 시대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있습니다. 일반인도 올바른 정보를 쉽게 제대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반면, 돈의 힘에 의한 마케팅에 의해서 다수의 군중들이 사실에 비하여 부풀려진 상태로 최면에 걸린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개인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만을 잘 살리고 부정적인 측면은 최소화하게끔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마케팅이나, 지식과 판단력이 부족한 계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마케팅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은 오히려 최소화되고 부정적인 측면이 부풀려지는 경향이 존재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부풀려지는 것이 많은 시대에는, 투자대상에서도 부풀려지는 것에 사람들이 흔히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사실에 입각한 것들이 소외되면서 저평가 가격에 놓이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투자에서도 이런 것을 대상으로 찾아내는 것은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재료에 목말라 하고, 좋은 재료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으면 몰려가지만, 재료가 단기적인 재료인지 장기적인 재료인지, 형성되는 가격에 비하여 재료가 지나치게 부풀려 있는지 아닌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수익을 제대로 내려면 자신이 앞서가는 부류에 속하는 것인지 너무 늦게 쫓아가면서 뒷북을 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합니다.
그런 것에 대한 판단을 하기 힘든 경우라면 지금은 관심가지는 사람이 적더라도 언젠가 결국은 인정받을 수 있는 재료를 바라보면서 투자하는 것이 더 편하고 안전한 투자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재료는 “가치”라는 재료입니다. 재료를 찾아다니는 투자주체자들이라 하더라도 웬만한 재료를 다 먹어치운 다음에 재료가 궁색해지면 “가치”라는 재료에도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건희외부필자 | 08/16 09:21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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