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기지개를 켜는 시간, 긴 호흡을 토해낼 즈음에
빌딩 문에 이르러야 맘이 놓인다. 별 이유는 없다 그냥 오랜 습관이다
커피 한 잔으로 출근의 긴장과 아침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몸과 맘을 있는 그대로 빌딩의 아침에 풀어놓아 버린다.
청소 아주머니의 빗자루 질 소리, 탁탁 부닥치는 마포 걸레
소리가 간간이 벽을 타고 들린다. 일터의 고요가 몰고 오는
가슴 짜릿한 순간이다.
이른 시간 거의 매번 만나는 여인, 한 지붕 16층에 있는
주간지 회사의 여기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느 날 아침,
짝수 층이라 같이 타는 공간
"일찍 나오신다고 커피 못하셨죠, 같이 해요"
이렇게 시작된 그녀와의 아침 커피는 거의 매일 이어지고
그러던 어느 날 어제 밤에 쓴 것이라며 쪽지 하나를 주고 갔다
만날 때마다 자그마한 쪽지 하나를 커피 값이라며 책상 위에 두고 간다
이렇게 아침 이른 시간은 커피와 그 향, 여인과 그 쪽지로 하여
나날이 아침의 신선한 열정 과 관심이 더하여가고, 기차를 기다리는
역 대합실에서도, 탑승을 기다리는 공항CONCOS에서도, 우체국을
지나는 틈새 시간에도, 은행 객장에 앉아 기다릴 때도, 휴지에, 이면지에,
광고지에, 메모 지에 종이에 관계없이 아무렇게나 그냥 끄적끄적
한 것을 다음 날 아침에 서로 주고받기에 이르게 된다.
봉함엽서로 하루에도 몇 통씩을 우체통에 넣는 날도 있었다.
나날이 마음 마음이 더해지면서 퇴근을 같이 하기도 하고
그냥 지하철에 앉아 종점을 가기도 한다.
Africa를 다녀오게 된다
그 간에 chatting에 푹 빠졌는 데 그렇게 좋더란다. On의 세상이
Off세계를 마침내 넘어서고야 말았다
On세상이 그"녀"에게 Off세계의 필림 제작사pd를 만나게 해주었고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다 제공해주었단다.
어느 퇴근 무렵 일전에 얘기한 "그"라며 곧 결혼한다고 소개한다.
무척 아주 많이 놀랐다. chatting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런 활화산이 가능하며,
그 불이 요원의 불길로 치달아 올라 엘리트 중의 엘리트, 선망의 큰 희망
둘을 그렇게 단숨에 함락시켜 버린 firing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멍멍한 그리고 나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아주 긴 시간
내게는 하나의 수수께끼 되어 내 가치관을 열심히 고발하고 있다,
그건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고발 사건이다.
얘를 가졌다는 얘기와 또 낳았다는 얘기를 얼마 안 되는
극히 짧은(?)시간 사이에 다 듣게 된다.
극동의 아주 가난한 나라를 5일 계획하고 떠난다.
생각했던 바나, 소문에 들리던 바나, 우리가 敎育 받은 바와는 너무나
판이한 사업 여건과 환경이기에 그냥 돌아올 수가 없어 불법인
visa연장을 합법으로 5~6번 연장 해되며 4개월을 체류하고 돌아 왔다.
16층의 그녀가 퇴사했단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한다.
오늘은 약속이 있으니 내일 보잔다. ok하고 통화는 끝났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오늘 보자고 핸드폰이 울린다
가회동 조그마한 찻집에서 만난다
"아저씨 저 혼자 됐어요"
"............."
"가자 저녁이나 먹자."
계동 수제비 집에서 그냥 배만 채우고 연극 얘기 이런저런 잡동사니로
여백을 채우다 어설프게 어깨를 툭 치고 헤어졌다,
그"녀"는 '그'를 현실이 아닌 Virtual공간 On界에서 만났다.
현실Off界보단 훨씬 훨씬 많은 아무런 감정없는(?) 정서없는(?)
글짜들이 아름다운 단어가 되어 그들만의 "꿈꾸는 별"을 건설해 나간다.
시간을 뛰어 넘고 공간을 타고 앉은 글자란 신호가 무차별로 발사되고
그"녀"와 "그" 사이를 난분분하게 무서운 스파크를 일으키며
폭발하더니, 마침내 그들을 완전히 꼼짝할 수 없도록 만들어 그들을
포로로 사로잡아 묶어 버린다.
Onoff와Offon이 교차되는 혼란의 과정을 지나면서
ON과OFF를 구분할 수 없는, 그 경계를, 차이를 느낄 수 없는 마비와
착각의 환경 여건이 그들을 변화시키어 빙 둘러싸 버린다.
마침내 그들만의 "꿈꾸는 별"이 만들어진다. "그들"만의 정의(?)가
통하는 그들만의 "꿈꾸는 별"로 가버린다.
"둘"만 존재하는 별 그곳, 무한의 공간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황홀함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만끽한다.
또 다른 별들로 열심히 쏘아 올린다. 긴 긴lovePanic같은 황홀한
그들만의 환락이 펼쳐지는 "꿈꾸는 별", 그 곳 전파수신기로 가마득하게
먼 전설과 같은 그 옛날의 메시지가 잡힌다.
고개를 흔들어본다, 눈을 비벼 보기도 한다.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숨이 딱 멎어버린다.
어, 여기가 어디야!
후다닥 사랑의 보금자리를 틀고 일어난다
주섬주섬 옷 걸치고 주변을 돌아본다. 이게 아닌 데...
아 여기가 어디야. 어디란 말인가!
어쩌다 아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아, 어쩌나!
안돼 안돼! 돌아가야 돼 돌아 가야해!
머리칼을 쥐어뜯는다. 허공으로 던져진 눈동자
내가 어쩌다! 내가 어쩌다! 고함도 쳐보고, 괴성을 질러도 보고,
펑펑 울어도 본다. 어디 있단 말인가.
"꿈꾸는 별" 둘만의 별은 아무 곳에도 없다
그럼 애초에 그런 게 없었더란 말인가
...........
"꿈꾸는 별" 그 공간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이게 아닌 데...
시간을 희롱하며 공간을 농락하던 그 "별"은 어디에, 어디에 아 아...
아 이럴 수가 아 아 이럴 수가 아 어쩌나!
너무 혼란스럽다!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글썽이는 눈물로, 퍼져버린 눈망울로 별을 떠난다, 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시작했다
(그"녀"가 "꿈꾸는 별"hanaTopia는 환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