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들어 첫 크리스마스 캐롤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었다.
엄마가 보고 싶다.
가진 것 모두 다 하나도 남김 없이 다 주고 떠났었다. 어느 것 하나도아낌없이 정말 아무런 미련없이 다 주고 떠났었다. 난 그렇게 다 있는대로 보이는대로 필요한대로 아무런 느낌 없이, 생각 없이, 전혀 무감각하게 그 모든 것을 다 받아 먹고 또 먹고 먹었었다. 주고 또주고 있는 것 몽땅 다 주고 앙상하게 떠났다. 나신으로 떠났다. 하나도 안남겼다. 마지막 이 가을 찬 겨울로묻히는 이 밤문득하니 엄마가 보고 싶다.
있는대로 다 받아 먹고 쇡여먹고 빼앗아먹고 ... 가슴까지 다 파먹었었다. 어느 한 번도 싫다 않으시고, 어느 한 번 싫은 소리 않으시고, 어느 한 번도 거절 않으시고, 어느 한 번도의심 않으시고 어떤 거짓말이라도 다 들어주고 듣고 또 듣고 그렇게 다 들어주시었다. 혹이라도 자식이 상처 받을까봐, 혹이라도 자식이 기 죽을까봐, 혹이라도 또 ...그렇게 다 들어주시고 또 들어주시었다. 어쩜 인간이 그리도 사악할 수가 있었는지, 어쩜그게 자식새끼이고, 어이하여 자식이라고 그렇게 늘 한 평생을 떠나시는 그 날까지도 들어주고 품어주고 받아주면서 자식의 아픔을 당신의 아픔으로 대신해 주셨는지...
가을이 겨울에 묻히는 이 밤내 거짓부렁에거짓말에 속고 또 속아 가슴까지 다 파먹히고 텅빈 가슴으로 떠난 한 줌 밖에 되지 안은 몸둥아리로떠난 엄마가 보고 싶다. 자식의 거짓말에도 斷腸之痛 창자를 끊는 애통함으로 자식에게 없는 곳까지도 꾸어다 즈시던 엄마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