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9. 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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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면서 biz-tour로 페루를수년간 출입했었다. 헌데 참 유감스스럽게도 쿠스코도 나즈카도 못가봤다. 다만 그 나라 명물이라는 흙으로 묻어 돌로 구운 돼지고기와 신 오랜지에 삶은 생선을 먹은 일 뿐이고 자연여인 인디오를 호텔에서 본정도이다. 결국 리마를 벗어나질 못했다 그 시절 sales man의 일반 전형적인 패턴이다. 세월이 지나 오늘에서보니 참 어리석었구나란 생각이..., 일요일 노는 날에 agent랑 byer랑 그런 곳을 찾았더라면 더 깊은 인간 관계 속에 제대로의 사업을 했을 터인 데라는 못난 아쉬움이... |
안데스 선인들의 묘지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 푸노(Puno)의 시유스타니(Sillustani) 유적.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들르면 대부분 시유스타니의 석탑묘 만을 둘러보고 떠나지만, 유적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 안의 한 섬에는 해맑은 눈을 가진 특별한 존재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페루의 3대 동물 중 하나인 비꾸냐.
일행은 비꾸냐를 보기 위해 시유스타니 섬 선착장에 있는 조그만 나룻배에 탑승했다. 시유스타니 유적에서부터 비꾸냐가 있는 우마요섬까지 많지 않은 관광객들을 나르는 이 배는 올해 열 살 먹은 꼬마아이가 홀로 노를 저어 운행하고 있었다. 작은 체구에 아직 커다란 노를 젓기엔 너무나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꼬마는 손님을 싣고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노를 저어 나갔다. 학교는 안 가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태양에 그을려 검게 타버린 꼬마의 손을 보고 있자니 측은한 마음이 앞서, 노를 젓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이건 내 일이야!"라면서 도움을 거절한다.
하지만 현재 비꾸냐는 보호동물로 지정되어 있고, 도살은 물론 가까이에서 보는 것 조차 금지되어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꾸냐는 자신들을 무차별 도살한 사람들이 무서워서일까, 사람들이 반경 50m 이내에만 접근해도 멀리 달아나 버린다고 한다. 일행에게 달려든 비꾸냐는 이 섬에 거주하는 유일한 가구에서 키우는 것이었다. 오랜시간 사람에게 적응된 탓에 이 비꾸냐는 겁도 없고, 때로는 관광객들에게 달려들어 재롱까지 떤다고 한다. 이 비꾸냐는 고운 털 색깔은 물론이거니와 낙타와 같은 커다란 눈망울을 가져 방문한 이들에게 사랑을 독차지하기에 충분했다.
섬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 이 섬에는 비꾸냐 이외에도 양과 소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이 상당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새들을 제외한 양과 소들은 이 섬에 살고 있는 사람이 키우는 것이라 한다. 정상에 다다를때 즈음, 재미있는 광경이 목격됐다. 언덕 한켠에서 어미소의 젖을 놓고 우유를 짜려는 인디오 아주머니와 젖을 먹으려는 새끼 송아지의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윽고 정상에 올라 섬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비꾸냐 무리가 군데군데에서 발견되었다. 항상 10여 마리 이상 암수가 무리를 지어 다닌다는 말대로, 발견된 비꾸냐들은 모두 단체로 모여서 생활하고 있었다.
호수의 경치와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비꾸냐들을 감상하고 나서 초원 여기저기를 걸어다니고 있는데, 일행중 한명이 바닥에 동그란 알들이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바로 비꾸냐의 배설물.
비꾸냐 구경을 마치고 아래로 내려가려는데, 초원 한쪽 귀퉁이에서 시유스타니에서 본 것과 흡사한 석탑묘가 발견됐다. 자연 상태로 방치된 탓인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 가까이서 이묘를 바라보니, 군데군데 허물어 지긴 했지만 원형의 분묘가 확실했다.
페루 국기에도 등장할 만큼 신성시 여겨지는 동물인 비꾸냐.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이 그간 인간의 사리사욕에 의해 무차별 희생되어 왔고, 결국 인간의 손길과 동떨어진 이런 외딴 섬에서나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몇 남아 있지 않은 이 동물들이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보호되어 그 맑은 눈망울을 영원히 간직하길 기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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