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한개
겨울이라 해도 일찍 떨어 진다. 7시 좀 못되어서 퇴근을 했는 데도 이건 한 밤중이다.
그래서인지 배가 너무 고프다. 호떡이나 하나 물고 걸을려고 오백원을 꺼내들고 호떡집리어커를 바라본다.
사람들로 '호떡집의 불'이었다. 그냥 지나쳐 도너츠나 찐빵 하나 물고 가기로 하고 몇 걸음을 옮기는데
종로 인도 한보판에서 한 할머니가 마냥 편하게 퍼질고 앉아서 오는 사람 가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마침 쥐고 있던 500원 동전을 그 손에 쥐어주었다. 기분이 좀 나아져야 할 터인 데도 전혀 그렇지를 못했다.
"에이 천원짜리 한 장 주고 올 껄 ..." "그래 꿩대신 닭이다 060-700-1212 다"
성복초등 전교어린이회 임원들이 교문에 나와
불우이웃돕기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설] 어려운 이웃 돕는 전화 '060-700-1212' 눌러보셨나요
날씨도 춥지만 마음이 더 춥고 꽁꽁 얼어붙는 것 같은 겨울이다. 이 추위를 정말 견디기 힘든 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가족 1인당 소득이 최저생계비 46만원에도 못 미치는 공식 빈곤층만 153만 가구다. 여기엔 93만 가구의 혼자 사는 노인,
194만 가구의 장애인 가정, 144만 가구의 한 부모 가정, 1630가구의 소년소녀 가정이 있다. 노숙자가 4500여명,
1평도 안 되는 쪽방에서 몸을 눕히는 사람도 5800명이나 된다. 가구주가 직장이 없는 무직(無職) 가구는 작년 이맘때
255만6000가구에서 올해 268만9000가구로 1년 새 13만3000가구가 늘었다. 그 통계 숫자 하나하나에 숨겨져 있는 사연들은
얼마나 아프고 쓰라릴 것인가.
자선기관들에 보통 사람들의 작은 기부가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자선단체 굿네이버스가 올 들어 모금한 200억원 가운데
개인이 낸 돈의 비율이 93%였다. 작년엔 88%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한 통화에 2000원인 자동모금전화
(ARS 060-700-1212)에 걸려온 전화가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4만7600건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1만1200건)의 4배를 넘었다. 10만원 이하를 낸 소액 기부자도 작년보다 40%나 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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