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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카 퀸카에 얼짱 몸짱이..

bukook 2005. 8. 26. 06:01


취업난속 新풍속도] ‘대학 낭만’ 아 옛날이여∼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대학가에선 낭만이
합격 후 출근 안하는 한이 있더라도 취업의 문은 반드시

개선문이 돼야한다. 긴 시간 유치원에서 최고 학부까지의

공교육의 마침이요, 긴 세월 함께한 부모님과 주변을 환한

얼굴들로 반전을위해서라도..

사라진 지 오래다. 취직시험에 떨어지지 말라고 찹쌀떡을 선물하는가 하면 도서관 책상위는 토익 서적이 점령해 ‘토익학과’가 신설(?)될 판이다. 향우회,동문회에 나가는 대신 스터디 모임을 ‘두 탕 세 탕’ 뛰면서 인맥을 넓혀간다. 채용포털 커리어(wwww.career.co.kr)는 취업난을 겪고있는 대학가에 새로 등장했거나 유행하는 풍속도를 25일 소개했다.

◇대학가에 수능선물=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앞둔 선후배와 동기에게 찹쌀떡과 포크,딱풀 등 이른바 ‘수능선물’이 인기다. 취업경쟁률이 치솟고 취업하기가 힘들다 보니 졸업을 앞둔 4학년은 고3 수험생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연줄모임 줄고 스터디모임 늘고=캠퍼스에서 향우회와 동문회 등 소위 연줄모임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학기 초는 물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학내 게시판을 가득 메우던 동문회,향우회 등의 모임 공고는 여간해선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스터디모임 게시물이 빼곡하다. 동국대는 우수스터디그룹에 지원금도 준다.

◇졸업여행은 옛말=취업 준비에 바쁜데다 이미 어학연수를 1∼2년씩 다녀와 졸업여행이라해도 시큰둥하다. 숙명여대 교육학부에선 지난 학기 태국으로 졸업여행을 가려했지만 신청자가 적어 미뤄졌다. 학점으로도 인정되고 이력서에 경력으로 한 줄 추가할 수 있는 해외봉사활동은 인기다.

◇킹카 퀸카는 취업성공 순=회사 규모나 봉급 수준에 따라 킹카냐 퀸카냐가 결정된다. 덩달아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 않겠냐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올 초 국내 유수 기업에 동시 합격한 김모(28)씨는 “합격통지를 받은 다음 미취업한 동기들로부터 자기소개서를 보여달라,면접 질문은 무엇이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고 후배들과의 사이도 돈독해졌다”고 귀띔했다.

◇화장실 낙서는 취업 고민=극심한 취업난으로 힘겨워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너,취업했냐’며,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너,취업했네’라는 유머에서부터 ‘취업!그까이꺼 대충’ 등 개그프로에 나오는 유행어로 풍자하기도 한다. 자신의 조건을 평가해달라는 글도 있다.

◇얼짱 몸짱이라야 취직한다=성형에 피부관리,비만관리는 기본이다. 외모도 취업에 있어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수업이 없는 날에 스포츠센터나 학교 앞 피부관리실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면접보는 날 한번 피부관리를 해주는 피부관리실도 등장했다.

◇전교생이 토익학과(?)=어딜 가나 토익 책이 눈에 띈다. 도서관 열람실에선 10명 중 8명은 토익공부를 하고 커피전문점에서 수다를 떠는 대신 토익문제를 풀고 영화표를 예매하러 가서도 짬을 내 영어신문을 읽는다. 이러다보니 ‘전교생이 토익학과’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나온다.

이경선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