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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술에 취해 있다.
우리나라 여성과 청소년의 절반 가량이 술을 마시고,성인 음주자 5명 중 1명은 알코올 중독 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도수 높은 술 소비량은 세계 4위 수준이다. 음주로 인한 국가적 비용만도 17조원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심각한 음주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과 청소년 음주 크게 늘어=한국조세연구원이 13일 개최한 ‘음주의 사회적 비용 감축을 위한 주세율 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장근호 홍익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자 음주 비율은 다소 감소했으나 여성 음주자는 증가해 전체 음주자 비율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여성 음주 비율은 1986년 20.6%에서 2003년 49.0%로 17년 만에 배 이상 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성의 알코올 의존도는 1999년 3.1%에서 2001년 10.5%로 3배 이상 높아졌고 과음하는 비중도 7%에서 15%로 배 이상 증가했다.
12∼19세 청소년 음주 비율도 2001년 32.3%에서 2003년 55.0%로 껑충 뛰었다. 청소년은 술을 배울 때 도수가 낮은 맥주로 시작해 점차 가격이 저렴한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음과 알코올 중독이 문제=우리나라 성인 음주자 5명 중 1명은 알코올 남용 또는 의존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 의존이란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일어나거나 강박적으로 알코올을 추구하는 것을 말하고,알코올 남용은 음주로 인해 사회적·직업적 장애가 나타나거나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유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부는 2001년 당시 알코올 중독자가 20세 이상 총인구의 6.8%에 해당하는 22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과음이나 폭주 경향이 높아져 한 번 술을 마시면 소주 1병 이상 비우는 사람의 비중이 1999년 31.3%에서 2003년 40.5%로,소주 2병 이상은 같은 기간 6.3%에서 9.5%로 각각 증가했다.
◇알코올 1ℓ당 사회적 비용 1만5200원=음주로 인한 폐해 또한 심각하다. 1990∼2003년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로 인한 사고 비율이 2.9%에서 13%로 4배 이상 급증했고,음주사고 사망은 3.1%에서 15.4%로 5배 가량 늘었다.
2003년 당시 음주로 인한 국가적 비용 가운데 개인적 비용을 제외한 사회적 비용은 약 4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코올 1ℓ당 1만5200원을 지불한 셈이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소주와 위스키 등 고도·증류주 소비량은 2002년 기준 4.5ℓ에 육박,러시아(6.5ℓ) 라트비아(5.6ℓ) 루마니아(4.7ℓ)에 이어 세계 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