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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내 내면을 함 들어다...

bukook 2005. 9. 28. 11:30

충고를 받는 자세는 인간의 됨됨이를 반영

하고, 주변의 인간 관계를 밝히고,

모쪼록 잘 넘겨 예언이 틀렸음을 ...

박지성 벤치 신세… 히딩크의 예상 적중?

‘히딩크의 예상이 적중하고 있는 것일까?’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4)이 28일(이하 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 홈구장에서 열린 벤피카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벤치만 지켰다.

당초 박지성은 2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은 웨인 루니를 대신해 선발 출장이 유력했으나 멘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 자리에 백전노장 라이언 긱스를 기용했고 결국 박지성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아직까지 적응 기간이라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초반 행보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블렉번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은 루드 반 니스텔로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함께 쓰리톱을 형성하며 선발로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음에도 팀 전술에 겉도는 플레이로 아직까지 멘유의 주전으로는 여러모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박지성이 멘유에 입단할 당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멘유에서는 적응 기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에인트호벤과는 달리 멘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고 명문팀인 만큼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웨인 루니, 호나우두, 긱스 등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공격진에 포진해 있어 박지성이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차는 건 여의치 않지만 교체 멤버로 출전해 단 10분을 뛰더라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강한 인상을 심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이처럼 자주 벤치를 지킨다면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비는 스타일의 박지성으로서는 감각을 잃어버릴 우려가 높다.

히딩크의 예상이 적중?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애 제자를 빼앗긴 거스 히딩크 에인트호벤 감독은 한 인터넷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클레베르손의 예를 들며 “박지성은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낼 것이다. 이적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다.”며 악담에 가까운 예상을 한 바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 우승멤버로 활약했던 클레베르손은 03~04시즌을 앞두고 6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었다. 브라질 출신 특유의 탄력과 돌파력을 가진 미드필더 클레베르손은 노장 로이 킨의 뒤를 이을 선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2시즌 동안 불과 20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는데 그쳤다. 결국 클레베르손은 지난 8월 터키 1부리그 베시크타스로 이적하고 말았다.

아마도 히딩크가 박지성에 대해 암울한 예상을 했던 것은 가능성을 보고 영입한 선수라도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 멘유의 팀 특성을 간파했기 때문일 것이다.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은 물론 운도 따라줘야 한다. 현재 멘유의 전술상 박지성이 비집고 들어가야 할 포워드진에는 호나우두가 버티고 있고 미드필드에도 폴 스콜스와 데런 플레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외에도 라이언 긱스라는 라이벌도 존재한다.

주전 중 누군가가 컨디션 난조 혹은 부상으로 박지성에게 기회가 온다면 그것은 운이다. 그렇게 기회를 얻은 박지성이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준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 현재 박지성이 실력을 증명하는 길은 많이 뛰는 것도, 수비수 2~3명을 따돌리는 것도 아닌 바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것이다.

히딩크의 예상이 빗나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