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중심에 서라
그럼 그래도 이 절도는 돼야지, 역시 유머 조크 개그는주변 인생도 자기의 운행주기 안으로
끌어 넣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나보다. 나를 중심으로 모두를 결집하는 능력 말입니다.
훨씬 편하고 넉넉하고 여유스러운 배짱마져도 그로부터 느껴진다. 그녀 쪽으로 쏠리는 쏠림현상이
내부에서 꿈틀 일렁인다, 감지 되어진다. 좌중을 사로잡는 촌철살인의 조크 한마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엉뚱한 농담 한마디, 흐름을 거스리는숨막히는 개그 한 토막, ... 세상을 여는 열쇠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이른바
'썰렁 유머'가 정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다소 딱딱한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유권자와의 거리도 좁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머를
구사하고 있다. '박근혜 표' 유머의 최대 무기는 요즘 말로 '썰렁함'이다. 최근 4박5일간의 중국 방문 때도 그의
썰렁 유머는 진가를 발휘했다. 방중 이틀째인 지난달 28일 숙소인 베이징(北京)의 댜오위타이(釣魚臺)로 기자들을 초대,
아침 산책을 함께 하며 썰렁 유머들을 쏟아낸 것.
산책로를 걷다 붕어형상의 분수대를 보고는 "저기 붕어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요"라고 썰렁 유머의 포문을 연
박 전 대표는 "지구를 드는 방법을 아세요. 물구나무 서면 돼요"라고 '연타'를 날렸다.
그는 이어 "돼지 통구이를 만드는 방법을 아세요"라고 묻고는 기자들이 아무런 대답을 못하자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난센스 퀴즈다. 돼지 코에다 소켓을 꼽으면 돼요. 호호호"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또 방송에 자신의 허리 둘레(26인치 반)를 공개, 여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젊고 건강한 여성은
결혼 전에는 허리가 24인치 정도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받아넘겼고, 쌀쌀한 아침바람에 추위를 느낀 여기자들에게는
살짝 웃으면서 "내복 안 입는 사람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기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런 얘기 아세요, 여행 와서 남은 것은 사진밖에 없다는 거.."라고 말해
기자들 사이에서 `박근혜 썰렁 유머록'을 만들어야겠다는 농담까지 오갔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열린 대한병원협회 학술대회 특강에서는 피습 사건을 거론하며 "아마
대한민국에 살지 않았더라면 꽤 큰 흉터가 남았을 지도 모른다"며 위트를 과시했고, 같은 달 20일 단국대 강연에서는
"제가 싫어하는 것이 '싸이질'을 하면서 '눈팅'만 하고 아무 글도 안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말해 참석한 대학생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썰렁유머’ “점심때 못먹는 두가지는?”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썰렁 유머’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박 전 대표는 14일(이하 현지시각) 헤리티지 재단에서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과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30여명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영어로 “점심에 먹을 수 없는 두 가지가 뭔지 아느냐”며
특유의 수수께끼 질문을 던진 뒤, “아침(breakfast)과 저녁(dinner)”이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북한이
가질 수 없는 두 가지가 바로 핵무기와 인권유린”이라며 자신의 뼈있는 주장에 연결지었다.
미리 준비해 대본대로 읽기도…딱딱한 이미지 순화
박 전 대표는 또 지난 12일 영어로 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선 “한나라당 의원 중 케네디스쿨 졸업생이 3명
(박진, 박재완, 권영세) 있는데, 다 훌륭한 분들”이라고 말한 뒤, “이중 2명이 나랑 같은 박씨”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박 전 대표의 ‘썰렁유머’는 대개 미리 준비한 것들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이처럼 아예 강연문 안에
끼워넣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박 전 대표의 딱딱한 이미지를 순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비운에 돌아가는 등 자신의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라는 점을 언급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든 뒤, 정치입문 전에 자신이 쓴 책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에 이런 내용을 담았는데, 그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았고, “이것은 내게 또 다른 시련”이었다는 내용이다. 이 유명한 ‘썰렁유머’를 박 전 대표는 이번 미국 방문
중에도 케네디스쿨 강연과 워싱턴 한인회 환영행사 등 두 곳에서 영어와 우리 말로 각각 강연(?)했다.
배우 장동건 옆자리 행사취소 때 “정말, 정치란 게 싫었다”
이밖에 대학생 등 젊은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탄핵파문 당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 장동건씨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기로 되어있는 부산의 행사장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던 중, 서울에 급한 일이 일어나 행사참석을 취소하고
돌아와야 했을 때, “정말, 정치란 게 싫었다”고 말하며 청중의 웃음을 끌어낸다. 이번 미국방문 중 ‘썰렁유머’는 ‘식순에
의해’ 미리 예정돼 있지 않은 돌출 ‘썰렁유머’들이 가끔 눈에 띄어 박 전 대표의 ‘썰렁유머’가 다소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케네디스쿨 강연 질의응답 시간에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정식 답변에 앞서
“이웃하고 있는 나라끼리 사이가 안 좋으면 참 곤란하다. 왜냐하면, 이사(move)를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변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섞인 청중들을 같이 웃게 했다.
“영기스트(youngest) 퍼스트레이디는 나였다”
박 전 대표는 또 보스턴 케네디박물관에서는 박물관 안내자에게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여사가 케네디 취임
당시, 32살로 역대 가장 젊은(the youngest) 퍼스트레이디였다”고 설명하자, 박 전 대표는 혼잣말처럼 “영기스트
(youngest) 퍼스트레이디는 나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고 육영수)가 돌아가신 직후인 지난
1974년부터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담당했다. 박 전 대표는 그해 2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길에 막 올랐을 때였다. 당시 나이는 재클린보다 10살 더 어린 22살이었다.
워싱턴/권태호 기자 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