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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여자 수상 골다...

bukook 2005. 10. 19. 13:31

가슴이 작은 여인이 침대에선 슈퍼파워 우먼이라고 하더군요,

아직은 안해봤기에 못해 봤지만.이스라엘 전여수상 골다 마이어는

자기가 못생겼기에 수상이 되었노라 얘기하면서 못생겼기에 공부만

못생긴 호박고구마가 더 맛있다?
올해에도 여주에 있는 호박고구마를 캐고 왔습니다
아마도 딱 일년 전의 일인 것 같습니다. 아내의 후배가 귀농을 해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다기에 여주로 고구마를 캐러 갔던 것이. 그때 후배가 판로가 어렵다고 해서 큰 기대없이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렸었는데, 그 후로 국내는 물론 이웃나라 일본에서 주문이 올 정도로 대박(!)을 터뜨려서 진즉 고구마가 다 팔렸다는 농부의 인사를 받은 지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올해도 여지없이 아내가 약 한 달 전부터 "자기야, 10월 둘째주에 특별한 계획 있어?"라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꼬시는데, 가지 않고 배겨날 재간이 없었습니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매일 늦게 들어가거나 회사 밑에 있는 사우나에서 가끔 숙박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큰 마음을 먹고 업무와 적절히 연계하여 시간을 내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업무를 마치고 오후 늦게서야 고구마 밭에 도착하니 예전과 다름없이 쟁기로 갈아 놓은 밭이 보입니다. 이잡듯이 뒤져서 한 개라도 놓칠세라, 아내와 동료들에게 요령을 일러주면서 고구마를 캐고 있을 무렵 아무 생각없이 놀던 작년과는 달리 한 살 더 먹었다고 고구마를 캐는데 열심인 큰아이를 보니 뿌듯해집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큰아이가 고구마 캐기에 싫증이 날 무렵 저는 고구마를 재미있게 캐기 위한 한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특이하게 생긴 고구마찾기'였습니다. 시범적으로 몇 개를 캐어 "무엇과 닮았을까?"라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신이 나서 더욱 특이한 모양의 고구마를 찾겠다며 열심히 고구마 밭을 뒤적입니다. 사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일할 때 제가 고구마 캐는 일에 싫증을 낼 때 형님들이 사용했던 방법을 30년이 지나서 제 아들에게 써먹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 오리를 닮은 고구마
ⓒ2005 김기세
잠시 후 큰아이가 "아빠 이 고구마 오리야, 오리"라고 신이 나서 달려옵니다. 정말로 신기하게도 오리의 모습 그 자체인 고구마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개의 신기하게 생긴 고구마를 별도로 모아서 보관하고, 다음날은 아예 창고에서 본격적으로 특이하게 생긴 고구마 찾기에 나서 의외의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일을 마친 뒤, 저녁 때 밖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윤덕영 농부에게 올해 고구마 농사에 대해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 올해에는 고구마를 얼마나 심으셨죠?
"아, 예. 올해는 작년보다 한 세 배 정도 심어서 3천평 정도 됩니다. 약 5킬로그램짜리 1500박스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 최상의 상품가치가 있는 고구마
ⓒ2005 김기세
- 그럼 올해 판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글쎄요. 작년에는 얼마 되지 않아서 걱정없이 팔았는데 올해는 사실 걱정입니다. 우선 썩어 나자빠져도 일단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해봤습니다. 사실 무농약 유기농고구마라고 하여 아는 분이 팔아주겠다고 해서 조금 싸게 공급했더니 생협이라는 데에 얼마간의 구전을 붙이고 쉽게 납품 하길래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 왜요? 사실 쉽게 팔고 좋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해야 저희도 제 값을 받고, 소비자도 싼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실 인건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 상품가치 없는 고구마
ⓒ2005 김기세
- 사실 아까 밭에서 고구마를 캐다 보니까 덩치가 크고 못 생긴 고구마가 있던데 그것은 상품가치가 좀 떨어지지 않나요?
"예 사실 고구마는 중간 정도의 크기가 쪄먹기에도 좋고 군고구마 용도에도 좋기 때문에 너무 크면 상품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호박고구마는 쪄먹어도 맛있지만 생으로 깎아 먹거나 샐러드를 만들어도 맛있거든요. 그리고 큰고구마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더 시원합니다. 그런데 사회적인식이 그렇지 않아서 사실 처치곤란한 측면도 있어서 술을 만들어볼까 해서 술만드는 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더군요."

▲ 맛있게 익는 호박고구마의 속살
ⓒ2005 김기세
- 아 참 저 건넌방에 큰 봉투에 담겨진 말린 고추는 직접 키운 겁니까?
"아, 예. 저 고추도 무농약으로 키운 고추인데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서 넘기기로 했었는데 그 사람이 소비자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중간 도매상에게 넘기려고 해서 이문도 없어서 그냥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가까이에서 윤덕영씨의 손을 보니 작년보다 더욱 투박해진 손마디의 옹이가 꼭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손을 보는 것 같아서 뽀얀 내손을 내밀기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철없던 시절에 어머니가 하신 "너도 나처럼 뙤약볕에 지게나 지면서 농사나 지을 거면 공부하지 말고 오늘 지게나 큰 거로 맞춰야겠으니 알아서 혀"라는 협박에, 어쩌면 시골에서 대학교까지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서 밥을 못 먹고 일찍 출근하는 제게 아내가 신문에 둘둘 말아서 내준 것은 다름아닌 방금 찐 따끈따끈한 호박고구마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신념을 가지고 계신 윤덕영씨와 귀농학교에서 만나 결혼하신 그의 아내 되시는 분 그리고 그의 아들. 힘내십시오. 모든 게 다 잘 겁니다.
사실 이글을 쓰면서 여주에서 농사짓고 있는 윤덕영씨의 유기농호박고구마를 홍보하고 팔아주기도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또 그에 대한 대가를 받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혹시 호박고구마가 필요하신 분은 저에게 쪽지를 주시거나 윤덕영씨 이메일주소 : tierra33@hanmail.net 으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