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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아들 장한사내

bukook 2006. 3. 23. 07:32
Father and Son Golfer Art Print by Barrows
아버지가 주신 것 아버지에게 드리는 건 데라면서 아주 당연하다는 듯 자기 간을 우격다짐으로병든 아버지에게 때내어준 아들. 아 난 잘못살아온 인생인가보다 부끄럽게도 아랫사람보다 못하고 손 아래로부터 배워야 하니...‘가슴 따뜻한 사람들’
실직후 간경화에 이웃들 십시일반 1000만원

실직해 형편이 넉넉지 못한 50대 가장이 덜컥 간경화 진단을 받았지만 가족 사랑과
이웃의 도움으로 간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친사연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자식들은 아버지한테 모두 간이식을 해주겠다고 나섰고, 시골 동네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수술비를 보탰다. ‘가진 것은없어도 마음만은 부자'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안영한(50·제주 남제주군 대정읍)씨가 간경화 발병 사실을 안것은 지난 2월초. 쉽게 피로를

느끼고 황달이 심해져 제주도의한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은 것이다. 다니던

건설회사가 부도 나 퇴직한 뒤, 배달전문 식당을 4년간 운영하다그마저 장사가 안돼 지난해 10월

문을 닫아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상황에서였다.

충남 대천에 출가해 사는 큰딸 희경(29)씨와 직장에 다니는 둘째딸 미경(26)씨는 “당장 육지로

나오셔서 큰 병원에서 진단을 받자”고 했다. 하지만 대천의 병원에서 받은 진단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간이식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간경화는 심각했다. 두 딸과 막내아들 창우(24)씨는 서로

아버지한테 간을 이식해 주겠다”고 나섰다. 모두들 막무가내였다. 이 때문에 가족회의가 열렸고,

아무도 “나는 출가외인도 아니고 몸도 건강한 남자니까 내가 이식 수술을 하겠다”는 막내

창우씨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러나 수술비가 문제였다. 저금 1000만원을 몽땅 털었지만 2000만원이 모자랐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1000만원을 마련한 뒤나머지 돈을 구하기 위해 군청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

이 소식을 들은 남제주군 대정읍 동네 주민들이 수술비 마련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사람

나고 돈 났다”면서 촌가네 가구에서 십시일반 모은 돈 10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지난 13일 서울대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은 아버지와 아들은각각 고마움과 안도의 기쁜

얼굴이었다. 평소에 말수가 적고 엄격한 아버지였던 안씨는 15일 “아들아,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 창우씨는 “아버지한테 받은 몸 일부를 돌려드렸을뿐”이라며 “빨리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한다”고 밝게 웃었다.

김씨 가족은 당장 딸들이 사는 대천에 전셋집이라도 구하기 위해전재산과 다름없는 4000여만원짜리

제주 시골집을 팔려고 하고있다. 한달 뒤면 퇴원하지만 통원치료가 필요하고 제주에서 병원에

다니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생활비와 병원비가 걱정이지만, 그래도 김씨 가족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